2년전 2월,
봄이 빨리 오길 기다리던 어느날
산청읍 농협앞을 지나치다
꽃이랑 과일나무
묘목 몇그루를샀다
살구나무,석류나무,무화과,
그리고 뿌리부분을 감싼시멘트종이에
설중매라고 적혀진 나무를
샀다
사실, 나무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게 없지만
쓸쓸해보이는
시골집 빈마당이 싫어서
꽃을 피우고 예쁜열매가 달리는
모습을기대하며~
묘목파는 아저씨가 일러주신대로
마당의흙을 괭이로 제법 깊게 둥굴게 파고
뿌리를 잘펴서
나무를 심었다
그런데
나무에 매달려 있던
이름표들을 한번에 다뜯어서
섞여버린게 문제였다
얘가 설중매인지?
무화과인지
아님 살구나무인지?
설중매는
아래채 마당에 심을거였고
석류나무는 웃채 옆에 심고
무화과는 장독대옆에다 둘생각였는데ᆢ
혼자 인 터넷을 보며 나무이미지를
찾아도 꽃도 잎도 달리지않은
묘목이라ㅠㅠᆢ
찾다가 하는수없이
그럴싸하다 싶은 놈을 나름
구분해서
심긴 심었는데
웬걸~~
나중에보니
설중매랑
무화과 나무가
자리가바뀌었다ㅠ
3월이 되어 움이트고
이파리가 나오면서
제각기 모습들이 보이기시작했고
땅파느라 워낙 고생했던터라
그냥 그대로 두기로 했다
첫해엔
꽃을 피우지않아 실패했나 생각하고
관심없이 보냈는데
작년부턴
이른 봄? 아니 2월중순인데
잎도 안핀 나뭇가지에서
진분홍 매화꽃봉오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너무 반가와서
마당에 나가
기다리던 손님을 만난듯
소리를 질렀다 ㅎ
함박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눈속에서
작고 앙증맞은
진분홍 꽃봉오리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온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릴듯
나풀거리며 내리는
눈속에서 얼굴을 내민
진분홍 작은 꽃송이들을보니
어떤 역경중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고고한 옛 선비의 기개를 보는듯 했다
눈속에서 피는 매화
그래서 설중매라고 ~~,
아직도
2월이라 아침저녁으론
영하의 날씨를 벗어나지 못했는데ᆢ
그래서
더 사랑받는 꽃
설중매.인가싶다
나도 세찬 겨울
이쁘게 이겨내며
꾿꾿이 살아야지 ^^